만풀 칼럼

부부 대화가 늘 다툼으로 끝날 때

2026.10.27 · 만남과 풀림

설거지, 시댁과 처가, 아이 교육, 돈 쓰는 방식. 주제는 매번 다른데 대화는 늘 비슷하게 흘러가 언성이 높아지고, 결국 한 사람이 방문을 닫고 끝납니다.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무엇을 이야기하느냐보다 어떻게 이야기하느냐를 살펴볼 때입니다.

다툼 밑에는 다른 마음이 있습니다

설거지로 시작한 다툼의 밑바닥에는 “나는 이 집에서 존중받지 못한다”는 서운함이 있곤 합니다. 겉으로 드러난 주제만 붙잡고 옳고 그름을 따지면 대화는 이기고 지는 싸움이 됩니다. 서로의 말 아래 있는 마음을 궁금해하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.

1. “당신은 늘” 대신 “나는 ~할 때 ~했어”

“당신은 늘 내 말을 무시해”라는 말을 들으면 상대는 자기를 지키느라 바빠집니다. “어제 내가 이야기하는데 휴대폰을 보고 있어서 서운했어”처럼 구체적인 상황과 내 마음을 말해 보세요. 비난 대신 내 경험을 전하면 상대가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생깁니다.

2. 뜨거워지면 잠시 멈추기

화가 몹시 나면 몸이 먼저 긴장하고, 그 상태에서는 상대의 말이 잘 들리지 않습니다. 목소리가 높아진다 싶으면 “20분만 쉬었다가 다시 이야기하자”고 말하고 잠시 떨어져 보세요. 중요한 것은 피하는 것이 아니라 약속한 시간에 다시 돌아오는 것입니다.

3. 들은 것을 되돌려 말하기

내 생각을 말하기 전에 “당신 말은, 내가 늦게 들어오는 날 혼자 아이를 보는 게 버거웠다는 거지?” 하고 들은 것을 확인해 보세요. 이해받았다고 느낄 때 사람은 비로소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여유가 생깁니다.

노력해도 제자리일 때

오래 쌓인 상처는 두 사람의 힘만으로 풀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. 부부 상담은 누가 옳은지 가리는 자리가 아니라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안전하게 꺼내 놓도록 돕는 자리입니다. 함께 오기 어렵다면 한 사람이 먼저 개인 상담으로 시작하는 것도 방법입니다.

다만 다툼 중에 밀치거나 때리는 일이 있다면 대화 기술보다 안전이 먼저입니다. 여성긴급전화 1366이나 112에 도움을 요청해 주세요.